[미디어펜=김견희 기자]중국이 인공지능(AI) 칩 자체 개발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완화를 공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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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제공 |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무역 협상에서 HBM 수출 제한 완화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HBM은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칩 제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미국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협상의 카드로 HBM 통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 H20 칩의 수출 재개를 허용하며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 ‘HBM 통제 완화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연방 의회에서는 중국의 AI 칩 밀수와 규제 회피를 우려하며 규제 강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닌 엔비디아의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AI 데이터센터 구축용으로 사용하는 등 우회 전략을 써왔다는 지적이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의원은 “중국은 게임용 칩을 첨단 AI 모델 훈련에 사용하고 있다”며 “상무부와 엔비디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반도체기업 SMIC의 AI 칩 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여기에 올해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칩까지 수출 금지 대상에 추가하는 등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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