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적 존재감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 자살' 등 파급력 있는 메시지를 통해 보수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까지 호소하면서 '대장동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진영이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 선거를 6개월 여 앞둔 현재까지 뾰족한 중도 확장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전 대표가 '중도보수층'을 결집 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20년 넘게 검찰에 몸담았던 한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 1심 항소 기한인 지난 7일 자정 전, 검찰을 향해 “즉시 항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항소 불발 직후에는 “대한민국 검찰은 자살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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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5월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수변공윈에서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후 그는 유튜브·강연·SNS를 통해 “사법 시스템 신뢰 훼손”, “정권 책임 회피”, “전례 없는 자기부정” 등 대여 투쟁의 전면전에 나섰다. 한 전 대표의 메시지는 보수 지지층 결집 뿐 아니라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꾸준히 회자되며 파급력을 확대해갔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동훈 지선 역할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극우 이미지 탈피 실패, 수도권 중도층 이탈, 지지율 정체 등 복합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강성 지지층 중심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확장형 보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한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반대해 온 만큼, 민주당의 '내란 정당 공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며 “오히려 대여 공세가 먹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에서 공정과 상식, 법치 수호의 메시지를 내면서 중도보수층의 지지도 이끌어내고 있는 만큼 역할론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7일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다행히 국민의힘은 한동훈이라는 구명정을 갖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대장동 이슈와 관련해 매일 메시지는 내고 있지만 예전처럼 파급력이 그닥 크진 않다”며 “장동혁 대표가 극성 지지층만 보고 간다고 하는데, 사실상 한 전 대표도 자신을 지지하는 몇 안되는 지지층만 보고 가는 것 아닌가. 한 전 대표가 중도보수를 움직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전날(16일) 저녁 MBN '집중분석'에 출연해 “국민을 위해서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인데 제가 왜 출마 안 하겠다고 선언을 하겠나”며 내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또 “정치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단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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