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메시지" vs "선배 향한 인간적 의리"…당 내 온도차
논란 커지자 장동혁 "전략적 발언...비판한 그들이 조은석 특검"
대장동 항소 포기 공세에도 당 지지율 20%대...전주보다도 2%p 하락
"극우 벗어던지고 중도 잡아야"…장동혁 지도부 메시지 관리 시험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우리가 황교안" 발언을 두고 당 내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중도 확장 전략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극우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메시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의 발단은 장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긴급 체포한 것을 두고 "여러분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라고 외치면서다. 

장 대표는 당 내 비판이 일자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즉흥적 발언이 아니라 계획한 것"이라며 "부정선거론을 옹호하거나 감싸는 게 아니고 특검의 무도한 수사에 보수 쪽 인사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2./사진=-연합뉴스


이어 14일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초청 중견기업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발언 논란과 관련해 "정치특검이 인권탄압·정치탄압을 하고 있고 그것은 황 전 총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과 대한민국 전체와 관련된 문제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제가 한 발언을 두고 비판한 사람들, 인권탄압, 정치탄압을 정당화하는 사람들, 반인권적 반법치주의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제 발언을 비판하는 그 사람들이 정치 특검 조은석"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물론 장 대표의 메시지가 과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장 대표를 공격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키우는 것도 문제다. 극우보다 더 무서운 건 우리끼리 분열하는 거다. 지방선거 전 분열은 독약"이라며 "장 대표가 데이터와 상황을 보면서 전략적으로 한다고 한 만큼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여전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숨이 나온다"며 "도대체 그런 발언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나. 당 지지율이 계속 20%대에 갇혀 있지 않나.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하루라도 빨리 중도층을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지도부가 그냥 다 포기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선배 정치인을 향한 인간적 의리의 맥락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 지도자의 말은 국민을 향해야 한다. 지금은 메시지가 민생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최대한 단단히 조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4%로 집계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2%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다.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에도 국민의힘은 전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가 들어가지 않으니,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며 "지지율을 올리려면 중도층이 합류를 해줘야 한다. 그런데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나 가고 '우리가 황교안이다', '이젠 전쟁이다'라고 하는데 어떤 중도가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나"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7.5%, 응답률은 1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