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 여사 비롯해 맏사위·매제·조카·둘째형, 공범으로 영장 적시…비공개조사 유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옥중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이콧 딜레마에 빠졌다.

이 전 대통령이 26일에 이어 28일 조사를 거부하면서 공모자로 지목된 친인척들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전면 거부' 입장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조사가 잘 진행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조사를 충실하게 해야 하는 것은 검찰의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피의자(이 전 대통령) 진술만 기대하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허용된 시간 내에 다른 필요한 수사도 진행할 것"이라면서 친인척 조사로의 확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검찰이 1차 구속기한인 이달 31일 내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공범으로 적시된 김윤옥 여사 등에 대해 비공개 조사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관측했다.

법조계는 120억원 대 뇌물 수수와 다스 실소유 등 350억 대에 달하는 횡령 등 방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기소 전 범죄혐의를 최대한 입증하기 위해 김윤옥 여사와 아들 시형씨 등 직계가족과 측근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영장 청구서에는 청탁성 뇌물 수수 전달통로로 꼽히는 부인 김윤옥 여사·둘째 형 이상득 전 의원·맏사위 이상주 삼성 전무가 공범으로 적시되어 있고, 법인세 31억원 포탈 혐의에는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과 매제 김진 전 다스 부사장이 공모자로 나와있다.

   
▲ 120억 원 뇌물 수수 및 350억 원 횡령을 비롯해 조세포탈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고손실·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4개 혐의를 받아온 이명박 전 대통령은 3월23일 새벽 구속됐다./사진=연합뉴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이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입장인 만큼 조사 협조 대신 법정 다툼에 올인하겠다는 의도로 읽히지만, 당초 밝혔던 바와 달리 조사를 거부할수록 주변인들 조사의 당위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피의선상에 올라 있는 이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비공개 조사 카드를 고민하고 있는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옥중조사를 거듭 추진한 후 조만간 친인척 조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 전 대통령이 추후 입장을 바꿔 검찰의 방문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고, 이에 대해 검찰 또한 "구속 중에도 조사 거부권은 있기에 이 전 대통령을 억지로 조사 받게 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경우 이르면 금주 중에 부를 가능성이 크고,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예우를 고려해 비공개로 소환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법조계는 김 여사도 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옥중조사나 친인척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조사 없이 구속기한을 한차례 연장해 연장 후 기한인 다음달 10일 전까지 검찰이 조기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28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은 더욱 단호히 조사 받기를 거부했다"고 밝힌 가운데,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 등 서울중앙지검 조사팀은 바로 철수하지 않고 오후2시에 재차 설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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