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조선업체들이 글로벌 수주 1위 탈환에 성공했으나 미소는 짓지 못하고 있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30만CGT(18척)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이 20만CGT(8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필리핀(6만CGT·4척)과 일본(3만CGT·1척)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8000CGT에 머물렀다.
그러나 여기에는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8일 수주한 셔틀탱커 3척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격차는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 1~2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가 없었으나 향후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 되면 수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지난 6일(현지시각)에 이어 또다시 급락하면서 유전 시추 및 원유 생산 관련 해양플랜트 발주에 암운이 드리운 것이 우려 사항으로 언급된다.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BEP)이 배럴당 70달러선에서 55달러 가량까지 하락했으나,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발주 동기가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5일 11만500원(종가 기준)에서 9일 9만6900원, 같은기간 삼성중공업도 6200원에서 5360원으로 떨어졌다.
한편, 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미 서부 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 대비 24.6% 하락한 배럴당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걸프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달 대비 24.1% 떨어진 34.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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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20% 넘게 급락했다./사진=SK이노베이션 |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지속으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불거지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감산합의에 실패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일일 100만배럴, 50만배럴 감산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러시아와 사우디가 다음달부터 증산을 예고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황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시장점유율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전국 유세현장을 돌면서 에너지 생산량 1위에 올랐음을 설파하는 등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유시장 내 플레이어가 많아진 것을 비롯해 저유가 기조가 단기간 내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완화를 계기로 중국 경기 및 원유 수요가 반등하는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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