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리스크·TV 토론·2030 이대남·서울 표심 등에 주목
양강구도 고착 야권 단일화도 막바지 태풍될까 미풍될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3월 9일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이 선출된다. 정확히 3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현재 대선 정국은 2강 1중 구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양강 구도가 굳혀지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3강으로 올라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까지 포함한 4자 토론이 지난 3일 처음으로 열린 이후 남은 변수는 크게 5가지로 꼽힌다.

   
▲ 서울역 대합실의 한 TV 스크린에서 2월 3일 오후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이 방송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먼저 배우자 리스크다.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리스크는 지난번 MBC 스트레이트 방송의 '7시간 통화 녹음' 공개 이후 사그라들었다는 평가가 높지만, 그래도 숨겨진 변수는 남아 있다.

허위 경력 기재 의혹, 국민의힘 선대위 개입 의혹, 무속 논란이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이슈다. 여기서 국민들 공분을 자아낼 만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윤 후보에게 재차 배우자 리스크가 독이 될 수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에 따른 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소위 '갑질'로 비화된 과잉 의전 논란에 이어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까지 터지면서 김혜경 씨는 지난주 예정된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이 후보와 김 씨 모두 사과하고 나섰지만 중도 부동층은 물론, 민주당 핵심 지지층들까지 일부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배우자 리스크에 따른 여파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 부동층이 두 후보 배우자 중 누구의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냐에 따라 표심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월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 광장에서 즉석 대중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선 두번째 변수로는 TV 토론이 꼽힌다.

지난 3일 첫 4자 토론에서 대체적으로 (사전 평가가 나빴던) 윤 후보가 선방한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은 평이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현재로선 국민의힘 뜻대로 오는 11일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최소 3차례 이상 남은 대선 TV토론이 각 후보들의 중도층 표심 공략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슈마다 실용성과 개인 호불호를 따지는 부동층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추가로 떠오를 가족 의혹 여부를 비롯해 TV 토론에서 각 후보가 어떤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기존 지지층의 결집, 충성도까지 달라질 전망이다.

2030세대, 특히 이대남(이십대 남성)이 누구를 지지할지가 세번째 변수다.

연령별로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다르지만,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 만한 연령대 캐스팅보트로 '이대남'이 떠올랐다.

여성들과 달리 집단적으로 움직이기 쉬울 뿐더러, 정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모든 후보들이 청년 맞춤형 공약을 내놓았을 정도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윤 후보다. 지난 1월 7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7글자 단문 메시지를 내놓아 2030 남성들의 이목을 끈 윤 후보는 기세를 몰아, 현재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20대 유권자들 표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후보와 안 후보가 그 뒤를 이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앞으로 2030 청년들의 표심을 잡을만한 또다른 공약이 나올지 주목된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월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네번째로는 지역별 구도에서 서울 표심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

호남권과 대구·경북권의 유권자 규모가 거의 같다. 부산·울산·경남권과 충청권, 경기·인천권이 서로 상반된 경향으로 후보들을 지지하는 가운데 서울 표심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가장 크게 민감한 지역인 서울에서 지난해 보궐선거 결과는 놀라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압승으로 기록된 것이다.

현재 서울 표심은 전반적으로 윤 후보에게 쏠려있지만 이 후보나 안 후보에게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개발 규제 전면 해제 및 대출규제 폐지 등 서울 맞춤형 공약으로 승부를 낼 경우, 이 후보가 따라잡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실제로 서울시 지역구 국회의원과 자치구청장, 시의회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이 다수다. 밑바닥 민심을 훑고 끌어올린다면 이 후보에게 승산이 없지 않다.

이번 대선 마지막 변수로는 야권 단일화가 꼽힌다.

윤 후보는 지난 4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배제할 필요 없다"며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며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권교체론은 어떤 여론조사에서든 50% 이상으로 점쳐진다.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은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이 후보는 판세를 뒤집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 단일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부터 일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끝까지 완주할 뜻을 여러차례 밝혔을 정도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월3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양자 담합 토론 규탄' 밤샘 농성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편 이번 대선에서 나머지 변수들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반등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원 메시지', 북한의 미사일 도발, 투표율, 날마다 늘어나는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 수와 문정부의 감염병 대처 상황도 꼽힌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가 큰 가운데, 투표를 포기하거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최대 10~15%까지 집계된다.

또한 기존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유권자들도 적게는 75%에서 많게는 90%에 달해, 숨어있는 부동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남은 현재, 아직 대선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안 후보 등 누가 최후에 웃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