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체제 후 대통령 3명 탄핵·4명 구속…제도 치명적 결함”
“‘파도 탓 말고 바람 없애라’…개헌, 남은 것은 국회 결단”
“여야, 연금개혁특위 합의 시 모수개혁 우선 논의 수용”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우리 자신의 임기조차 단축할 각오로 최선의 제도를 찾아 보자”라면서 “이대로 가면 누가,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총성 없는 내전이 반복될 뿐이다”라며 분권형 개헌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87년 체제 등장 이후 5년 단임제 대통령 8명 중 3명이 탄핵소추를 당했고, 4명이 구속됐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은 제도 자체의 치명적인 결함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릴 때가 왔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권력 분산을 통한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회복이다”라면서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극단적 경쟁이 임기 내내 계속된다. 또 대통령의 실패가 야당 집권의 길이 돼 사사건건 국정운영을 방해하고 파국으로 몰고 간다”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월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5.2.1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제왕으로 시작해 식물로 끝나고, 국회는 4년마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반복한다. 이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원로, 언론, 학계가 개헌을 주문하고 있다. 국민 여론 역시 개헌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은 것은 국회의 결단이다”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 승자 독식 및 지역 편중의 선거구제 개편, 대선, 총선, 지방선거 일정 통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권 원내대표는 의료개혁, 연금개혁에 대한 야당의 참여와 역할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은 국가적 중대 현안인 의정 갈등을 수수방관하며 정치적 반사이익만 취했다.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이다”라면서 “필수 의료를 정상화하고,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료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정부, 의료계와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다”라고 말했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월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5.2.1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권 원내대표는 “정부는 작년 9월 연금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국회 논의는 중단됐다. 정부안 제출을 다그쳤던 민주당이 논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라면서 국회에서 연금개혁에 대한 논의가 멈춰 선 것을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갑자기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 보건복지위에서 모수개혁부터 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 주장대로 구조개혁을 빼고 자동 안정화 장치도 없이 모수개혁만 한다면 연금기금 고갈 시점이 8년 정도 늦춰질 뿐이다. 연금개혁은 기본 틀부터 바꾸어야만 지속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또 권 원내대표는 “연금개혁은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보험과 연계돼 있다. 단일 상임위 차원이 아닌 특별위원회라는 큰 그릇을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 여야가 특위 구성에 합의한다면 모수개혁부터 논의하는 것을 수용하겠다”라면서 “구조개혁과 수익률 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장치가 (우선)마련돼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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