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 구독 시장 규모 100조원 성장 전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구독 혜택을 강화하거나 케어 서비스, 품목을 늘리는 식으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 PC와 태블릿 품목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 넓힌 삼성 'AI 구독클럽’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구독은 제품 가격을 나눠내던 렌털·할부 서비스와 달리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관리 서비스와 소모품을 함께 받는 방식이다. 

가전 구독 시장의 포문을 연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과거 정수기와 비데 등 소형 가전이 주를 이뤘던 렌털 시장에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 구독이라는 개념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선점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의 가전 구독 매출액은 직전 년도 대비 75% 늘어난 2조 원에 육박한다. 가전 구독 사업 초기 소비자의 실제 구매로 이어질 지에 대한 업계의 우려와 달리 시장 속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 같은 시장 주도권을 잇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 케어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예를 들어 최근 선보인 트루스팀을 적용한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에 적용하는 케어 서비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식이다. 이번에 도입된 해당 서비스에는 세탁조를 관리해주는 드럼케어와 고무패킹 부분의 스팀케어가 추가됐다. 

수익성을 확인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가전 구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구독 사업 시작 한 달 만에 전체 판매량 중 30%가 삼성전자의 구독 상품인 'AI 구독 클럽'을 이용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꽤나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구독 사업 초기에는 시범 운영을 통해 비스포크 인덕션과 스팀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큐브 공기청정기 등 한정 품목만 구독 대상 제품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구독 가전 품목을 대폭 늘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갤럭시AI를 경험할 수 있는 노트북과 PC, 스마트폰 등 개인화 기기까지 구독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AI=삼성' 대세화를 지속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집사 로봇 '볼리'도 구독 서비스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태국, 대만에서 해외 맞춤형 제품을 앞세워 구독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해외 진출 국가로 인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지역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독 사업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은 아니지만, 이미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구독 형태와 유사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독 고객에게 스마트폰 무상 수리, 케어 서비스 등을 해주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모델은 고가 가전을 구입할 때 드는 큰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불안정한 경기 속에 고가의 가전 구매 허들을 낮춘 사업 모델을 앞세워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가전 구독을 포함한 국내 구독 시장은 지난 2020년 약 40조 원에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올해는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