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부담 비용 적고 케어 서비스 장점
총 비용 고려했을 땐 일시 구매가 이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비데·정수기 등 일부 제품에 한해서만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던 과거와 달리 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대형 가전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구독 시장이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구독 사업의 포문을 열었으며, 수익성을 엿본 삼성전자도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 모델이 초대형 프리미엄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구독 서비스인 'AI 구독클럽'을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에서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이후 삼성스토어에서 가전을 구매한 10명 중 3명은 'AI구독클럽' 구독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독 서비스 도입 한달만의 성과다. 

또 지난해 12월 AI 구독클럽 출시 이후 프리미엄 TV 구독 비중은 20%대였지만 올해 2월에는 배 이상 상승해 5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TV 구매 고객 절반 가량은 프리미엄 TV를 통해 삼성 AI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능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구독 서비스 상품에 TV,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 이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포함하면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더하고 있다. 

LG전자의 구독 사업 매출도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 구독 사업의 총 매출은 1조6000억 원으로, 직전년도(2023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가전 전체 매출에서 27%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초기 부담 비용을 줄여준다는 데 있다. 가전을 구매하거나 교체할 시 목돈이 드는 데 비해 구독 서비스는 적은 비용으로도 가전을 들일 수 있다. 

또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닌 케어서비스도 구독료에 포함된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정수기나 비데가 렌털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한 데는 사용 중 필터를 교체하거나 청소 등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체적으로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의 성능을 오래 유지하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체 주기에 따른 소모품 교체부터, 혼자서 관리하기 어려운 내부까지 가전 전문가가 방문해 관리해준다. 반대로 자가 관리를 선택해 소비자가 직접 소모품을 교체하거나 케어할 수 있는 방식도 있다. 

다만 구독 상품에 드는 총 비용을 고려하면, 그냥 구매했을 때보다 더욱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구독료에는 제품을 관리하는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구매를 이용할 때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50% 이상의 금액이 더 든다. 초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구독이 장기적으로는 더욱 많은 비용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어지는 경기 침체로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 원에서 올해 1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형 가전뿐만 아니라 책이나 음식 등 다양한 상품들을 구독하는 구독 산업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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