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제주특별자치도, 인수 진행 시 배임 혐의로 경영진 고발 방침
이스타항공, 새 주인 못 찾고 공중분해 전망
   
▲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수순 밟기에 돌입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경영진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의하고 조만간 인수 포기 관련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항공분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내부적으로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확정했고, 이를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며 "제주항공 지분 7.75%를 보유한 2대 주주 제주특별자치도가 정치적·법적·윤리적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스타항공 인수를 그대로 진행할 경우 지자체 제주도가 주주 권익 훼손을 이유로 들어 제주항공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지난 5월 기준 자본 잠식률이 214.5%를 넘어서며, 이달까지 체불 임금과 밀린 항공기 리스료 등을 합치면 1730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의 재무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인수 포기 요인으로 보인다. 최근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제주항공에 대한 15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이 중 1178억원은 채무상환에, 40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포기 결정이나 입장문 발표 등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시 계약금 119억원과 경영정상화자금으로 빌려준 100억원 등 총 22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측에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 등 선결과제 이행과 관련한 내용에 대한 정식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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