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로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반도체나 의약품 등 품목별 관리 대상은 이번 상호관세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비교적 선방했다는 시각이 나오는 한편, 상호관세보다 품목별 관세 비율이 낮게 책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각에서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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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
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수십년 동안 미국은 가까운 나라와 먼 나라, 친구와 적국 모두에게 약탈 당하고, 강탈당했다"면서 각국의 상호관세율을 직접 발표했다.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25% 상호관세가 부과되며,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견제 국가인 중국은 34%, 일본은 24%의 관세가 매겨진다. 또 베트남과 인도에는 각각 46%와 26%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미국과 산업적·지리적으로 '특수관계'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단 상호관세 예외적용을 받는다.
이 같은 한국의 세율을 두고 비교적 선방했다는 전문가의 평가가 나온다.
김대종 한국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일본보다 높은 관세로 아쉬운 점은 있지만 비교적 선방한 세율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미국에서 전략적으로 물밑 협상이 이어질 것이기에 우리나라가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현지 생산을 늘리는 등 미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트럼프의 요구는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 현지 생산이다"며 "한국은 제조 강국이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고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미국 요구 맞춰야"
김 소장은 반도체 산업 역시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미국 고관세 리스크 완화를 위해선 반도체 산업 역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현지 반도체 공장을 만들어 수천 명의 일자리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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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오는 2030년까지 3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고 미 상무부와 지난해 말 47억45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 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최대 4억5800만 달러 의 직접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다만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라 대미 반도체 투자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재협상 가능성은 여전한 리스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보조금의 재협상 가능성을 지속해서 언급하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나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대상에 낮은 세율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양팽 연구원은 "세율이 얼마나 나올지 예단하긴 힘드나, 품목별 관세가 높든 낮든 미국 내 대체제가 있는 품목이 아닌 이상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며 "고율인 만큼 미국 내 필수재(반도체, 의약품 등)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가전 기업의 전초기지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상호관세 대상 국가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이지만, 국내 전자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 집중된 베트남과 인도에 적용된 높은 관세는 또 다른 고거리가 됐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물량 절반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베트남 내 7개 생산 법인을 두고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자 기업들은 멕시코 관세에 대응해 계획 생산 물량을 멕시코 생산에서 미국 현지 생산으로 많이 옮기는 추세였다. 이번 베트남 고율로 미국 내 현지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 산업, "가격인상 계획 없어, 대응 마련 분주"
자동차 업계 역시 상호관세 예외 적용은 받았지만, 품목별 관리 대상으로 이미 관세 25%를 적용받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긴급 방안을 구상 중이다. 반도체와 함께 국내 최대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만큼, 우려가 적지 않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아직 미국 내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3일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에서도 송호성 기아 사장은 "스터디를 통해 검토 후 방안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국가 간 벌어지는 관세 정책인 만큼 어떻게 대응할 지는 우리의 숙제"라며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고 있기에 내부적으로 방향 설정이 나오는 대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2025 서울 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중요한 시장인 만큼 경쟁력 유지를 위해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볼 것"이라며 "좋은 기술과, 디자인, 서비스, 금융 프로그램을 비롯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 현재로서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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