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제품 앞세워 '국민 브랜드' 굳히기
글로벌 사우스 신흥 시장 전략 거점으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전자가 인도 내 '국민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세 번째 현지 가전공장 건설에 나섰다.

   
▲ LG전자 스리시티 공장 조감도./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8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서 신공장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 거점 확대에 돌입했다. 행사에는 LG전자 HS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 인도법인장 전홍주 전무를 비롯해 인도 정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LG전자는 인도의 엄청난 잠재력을 인식하고, 인도의 발전에 전념하고 있다"며 "제조업, 혁신 및 인재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는 인도가 세계 경제의 핵심 기둥이 되기 위한 여정에 기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리시티 가전공장은 부지 100만 ㎡, 연면적 22만 ㎡ 규모로 조성되며 총 6억 달러가 투입된다. 연간 생산 능력은 냉장고 80만 대, 세탁기 85만 대, 에어컨 150만 대, 에어컨 컴프레서 200만 대 수준이다. 내년 말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세탁기와 냉장고, 컴프레서 라인 순차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번 신공장은 LG전자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불리는 신흥시장 내 거점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인도 시장 내수 확대와 인접국 수출도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기존 노이다·푸네 공장만으로는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LG전자는 이번 스리시티 신공장을 인도 남부는 물론 중동, 남아시아 등 인근 지역의 핵심 생산 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도양 해안과 인접해 수출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신공장에서 생산될 제품은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 세탁기 등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인도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도 병행된다. LG전자는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꿀 수 있는 컨버터블 냉장고, 전통의상 ‘사리’ 소재에 맞춘 세탁기 등 현지 수요를 반영한 제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레드시어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인도 시장 매출 점유율은 냉장고 28.7%, 세탁기 33.5%, 에어컨 19.4%, TV 25.8% 등으로 해당 품목 모두 1위를 석권했다.

LG전자는 700여 개의 브랜드샵과 900여 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12개 언어로 상담 가능한 콜센터도 갖춰 판매·서비스 인프라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스리시티 공장은 인도의 진정한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를 담은 이정표”라며 “현지 공급망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인도 최고 가전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인도 내 세탁기와 에어컨 보급률이 각각 30%, 1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장 유망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