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대 연구진, 최대 용량 투여 시 질병 진행 75% 억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뇌질환 헌팅턴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유전자 치료법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런던대학교 에드 와일드 신경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헌팅턴병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뇌에 직접 주입한 결과, 최대 용량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질환 진행 속도가 3년간 75% 늦춰졌다고 보도했다. 운동·인지·일상 수행 능력 전반에서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 대비 현저한 개선이 확인됐다.

이번 치료제는 헌팅턴병 원인 유전자인 헌팅틴(huntingtin)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리보핵산(RNA)을 환자 뇌 속 뉴런이 스스로 생산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다. 주입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는 일주일 뒤 사라지지만, 삽입된 DNA는 뉴런에 평생 남아 RNA를 지속적으로 만든다.

다만 치료는 12시간가량 외과적 뇌수술을 동반해야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유전자 변형 특성상 장기적 합병증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조지타운대 캐런 앤더슨 교수는 “질병 속도를 늦춘 것은 큰 성과지만, 신경외과 수술 자체가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후원한 바이오기업 유니큐어(uniQure)는 미국 전역에서 후속 임상 참가자를 모집 중이며,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임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헌팅턴병은 40세 전후 발병률이 높으며 조절되지 않는 신체 움직임, 성격 변화, 치매 증상 등을 동반해 결국 사망에 이르는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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