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조현 외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협상에서 ‘피스메이커(peacemaker·평화 중재자)’ 역할을 맡아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지원하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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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9.8./사진=연합뉴스 |
조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AP통신과 한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협상의 주도적 역할을 요청했다”며 “저는 그 과정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밝힌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한국이 대북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요청을 환영했고, 북한과 다시 대화할 의향을 밝혔다”며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미래에 만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북 대화 재개를 요청한 배경에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자리하고 있다. 조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가 훨씬 불안정해졌다”며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군사적 충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적 긴장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핫라인이라도 구축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선 이날 새벽 북한 상선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례를 언급하며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도 “이런 일이야말로 군사적 긴장을 줄이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우리 정부 정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주변국과의 관계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중국과의 외교적 접촉을 언급하며 “중국이 서해에 설치한 구조물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반드시 제거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적절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비자 문제 협의에서 “희망적인 결과(silver lining)”를 얻었다고 설명하며, 향후 제도적 개선에 속도를 낼 뜻을 밝혔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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