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인공지능(AI) 고도화, 전장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LG이노텍·SKC 등 주요 전자 부품사가 차세대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높은 시장 유망성에 테슬라와 애플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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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고도화, 전장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LG이노텍·SKC 등 주요 전자 부품사가 차세대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미지 생성=뤼튼 |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은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판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고순도, 평탄도, 내열성, 화학적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기판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반도체를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데이터를 원활하게 이동시키는 도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 역할도 수행한다.
기존 유기 기판 대비 전력 소모는 30% 적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최대 40%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열에 의한 휨이 적어 AI 칩이나 자율주행용 반도체에 적합하다. 반도체 시장의 미래 기술로 여겨지는 칩렛(Chiplet) 패키징 적용에도 가장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칩렛은 하나의 칩에 서로 다른 종류, 다양한 기능의 칩을 자유롭게 붙이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고성능 칩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테슬라와 애플이 최근 유리기판 제조사들과 만나 기술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애플이 AI 인프라인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유리기판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애플은 브로드컴과 주문형반도체(ASIC)를 개발 중인데, 브로드컴은 이미 유리기판 시제품을 테스트한 회사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완전자율주행(FSD) 칩, 인포테인먼트 칩 등의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유리기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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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C가 CES 2025에 전시한 유리기판./사진=SKC 제공 |
◆ 삼성전기·LG이노텍·SKC, ‘K-유리기판’ 양산 박차
국내에서는 SKC·삼성전기·LG이노텍이 유리기판 양산 경쟁에 한창이다. 세 회사 모두 AI 반도체용 기판 시장 선점을 목표로 수 천억 원대 투자를 단행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연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미 글로벌 고객사들에 시제품(샘플)을 공급 중이며, 고성능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용 패키징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2027년 본격 양산 체제 전환을 목표로 하며, 초박형 유리(UTG)·고정밀 회로 기술을 기반으로 대면적 AI 패키징 기판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향후 AI GPU·CPU용 고사양 패키지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구미공장에 시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말 유리기판 시제품을 생산, 2028년 양산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을 통해 확보한 공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AI와 전장용 반도체 패키징에 특화된 유리기판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삼성전기, LG이노텍, SKC가 유리기판을 조기 양산하면, 시장 유망성이 높은 유리기판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차세대 패키징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 달러(약 9조7800억 원)에서 2028년 84억 달러(약 11조5700억 원)으로 연평균 3.6% 성장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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