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무역 질서 흔들 수 있어…우호적 해법 필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회담을 갖고, 최근 유럽연합(EU)의 철강 산업 보호 조치에 대해 우호적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고 11일 밝혔다.

   
▲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연합뉴스


여 본부장은 주요 20개국(G20) 무역투자장관회의 및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포럼(GFSEC) 참석을 계기로 열린 회담에서 EU가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대체해 새롭게 추진 중인 저율관세할당(TRQ) 제안이 쿼터 축소·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철강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은 다자 자유무역체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철강 공급 과잉 문제를 EU와 함께 해결해 온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조치가 한·EU 간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우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4년차 한·EU FTA 파트너로서 비 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교역 수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물량 배정의 합리적 조정을 요청했다.

양측은 향후 철강 TRQ 문제를 포함해 통상 현안에 대한 지속적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EU·중국·캐나다 등 12개국 통상장관과 연쇄 회담을 진행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는 중국이 지난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따른 공급망 영향을 논의하고, 양국 간 수출통제 대화·핫라인 채널을 통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마닌더 시두 캐나다 통상장관과는 캐나다의 철강 TRQ 조치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전달하고, 캐나다의 디젤 잠수함 도입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또 이번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의장인 파크스 타우 남아공 통상산업경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회의 논의를 11월 G20 정상회의 및 내년 3월 카메룬 MC14로 이어가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한·남아공, 한·SACU(남아프리카 관세동맹), 한·AfCFTA(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지대) 간 신규 무역·투자협정 체결 방안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과잉·탄소 감축 지연·보호무역 강화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업계의 자발적 설비 합리화와 저탄소 전환을 병행하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자무역체제가 복합 위기에 놓인 만큼, 개방적 복수 협력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한국이 공동의장국으로 주도 중인 WTO 투자원활화협정(IFDA) 의 조속한 WTO 편입과 G20 회원국의 지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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