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16일에도 여야 간 고성으로 얼룩졌다. 회의는 시작하자마자 불과 30여 분 만에 정회됐고, 재개 후에도 여야의 거친 입씨름이 계속됐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감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에서 전날 범여권이 강행한 대법원 현장검증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언론플레이'로 동료 의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고와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아침 보수 언론의 기사 제목을 보니 '여당 의원들이 재판 기록을 보겠다며 대법원을 휘젓고 다닌다', '대법관 PC 보겠다며 여당 의원들이 다닌다'는 취지였다"며 "저희는 대법관 PC를 보러 간 게 아니라 대법관 증원을 위해 사무실 평수를 보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
 |
|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관련 서류 제출 요구의 건' 처리에 재판 개입이라 주장하며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10.15 [국회사진기자단]/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왜 재판 기록이라는 표현이 나왔나 봤더니 오늘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에 나가 '재판 기록을 보겠다'는 워딩을 했다. 국민의힘 쪽의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지극히 유감"이라며 "어제(15일) 현장 국감을 실시함에 있어서 대법관 증원 관련해 필요한 경비가 무려 1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과연 그러한 평수와 비용이 필요한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대선 개입 판결로 항간에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됐기 때문에 (사건 기록 전산시스템) 로그 파일 제출을 요구했지만 (법원)행정처장이 법사위에서 반복된 위증을 했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과학적인 데이터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국감을 지속적으로 방해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이후 같은 일이 재발할 시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 진행 발언 기회를 달라', '그게 자료 제출 요구인가', '이게 뭐 하는 것인가'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법사위 국감을 참석하지 않고 보이콧한 의원님들에게 의사 진행 발언이 의미가 있겠나"며 "박 의원이 제기한 허위 사실 언론 유포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긴급회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감사를 중지했다.
|
 |
|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등과 관련해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10.16./사진=연합뉴스 |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독재가 어딨는가"라며 반발하자 추 위원장은 "목소리를 낮추라. 위원장에 대한 예의도 필요하지 않나. 5선 의원님"이라고 받아쳤다. 또 항의하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선 "초선이어도 사회 경력이 그만하면 예의를 미리 고지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고 했다.
이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여야 간 설전은 이어졌다. 추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분들이 국감 진행에 협조하지 않고 언론에 나가서 일방적으로 의원 개인이나 위원장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에 대해 지극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무슨 사과를 하나"라고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사과 발언을 하기 전엔 의사 진행 발언을 드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신 의원도 "경우도 없고, 예의도 없고, 품격도 없다"고 비판하면서 공전이 이어졌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