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국내 전자·반도체 대표 기업들이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대한민국 기술력'을 선보인다.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 산업계가 기술 외교 무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꼽히며,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전시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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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20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찰이 경찰차와 사이드카를 동원해 경호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SK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행사장 메인 입구에 주요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 부스를 마련한다. 전 세계 정재계 인사 1700여 명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한국의 첨단 기술력을 보여주고 향후 수주 및 협력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자사를 대표하는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를 중심으로, 22일 공개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 '무한'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체험존으로 운영한다. 무한은 기존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기기를 넘어 '공간 컴퓨팅'을 적용한 신규 폼펙터다.
삼성 관계자는 "트라이폴드와 무한을 비롯해 지난 7월 선보인 갤럭시 Z 플립과 폴드 시리즈까지 행사장 방문객들이 활용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제품을 위주로 전시 부스가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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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에서 공개했던 두 번 접히는 디스플레이 '플렉스 G'.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갤럭시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품은 신작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다. 이 제품은 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신형 경첩 구조로, 펼치면 태블릿 크기의 대화면이 되고 접으면 스마트폰 수준의 휴대성을 유지한다. 삼성은 제품의 완성도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경험을 앞세워 폴더블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또 삼성이 최근 엔비디아의 'NV링크 퓨전(NVLink Fusion)' 생태계에 공식 합류하면서 AI 반도체를 일부 전시할 가능성도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XPU 맞춤형 칩 설계·제조 역량을 집중 홍보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서 위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AI 기반 프리미엄 가전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대표 전시품은 세계 최초 투명 무선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다. 이 제품은 77인치 4K 해상도의 투명 스크린을 적용해 화면을 끄면 공간이 드러나는 투명 모드를 지원한다. LG는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를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닌 '공간 미디어'로 확장하는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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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투명 올레드 모듈러 사이니지를 사이에 두고 가족들이 대화하는 모습. 2024.11.15/사진=연합뉴스 |
이 밖에도 LG전자는 AI 가전 및 전장·냉난방공조 (HVAC) 등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제품군도 전시해,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LG의 미래 사업 지향점을 알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부스를 마련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강조할 에정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 전시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6세대)다. 12단 적층 공정으로 구현된 HBM4는 AI 가속기용 GPU 및 데이터센터 수요를 뒷받침할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SK는 울산시에 조성 중인 AI 데이터센터 모델도 함께 공개한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공급의 핵심 축을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업계에서는 SK가 HBM4 양산 준비를 가장 빠르게 완료한 기업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본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술로 세계와 소통하는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국내 기업들이 AI·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 분야의 경쟁력을 직접 선보이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APEC은 경제 외교의 무대인 동시에 기술 패권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AI 및 HBM 등 차세대 산업의 리더십을 확인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APEC CEO 서밋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참석이 확정됐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초청자 명단에 올랐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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