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삼성테크윈 빅딜 주도한 안중현 사장 전면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최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확대 개편하면서 내부에 M&A(인수·합병)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삼성테크윈 매각과 2017년 하만 인수 등 굵직한 ‘빅딜’을 이끌어온 핵심 인력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삼성의 M&A 전략이 다시 속도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DB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은 기존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에 더해 M&A팀을 새로 꾸렸다. 사업지원TF 시절에도 일부 M&A 담당 인력이 있었으나 이번 조직 개편을 계기로 이를 정식 팀 단위로 재편해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신설된 M&A팀의 책임자는 안중현 삼성전자 사장이 맡았다.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를 거치며 하만 인수와 삼성테크윈 매각 등 삼성그룹의 굵직한 전략 거래를 담당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후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경영지원실로 이동했고,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지원실 M&A팀을 총괄하게 됐다.

임병일 부사장, 최권영 부사장, 구자천 상무 등 주요 M&A 전문가들도 팀에 합류했다. 임 부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UBS·삼성증권 등을 거친 금융·투자 전문가로, 2022년부터 삼성전자 M&A 총괄을 맡아왔다.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출신인 최 부사장은 올해 사업지원TF로 이동한 뒤 M&A 조직으로 편입됐으며, 노스웨스턴대 박사 출신의 구 상무는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기획 업무를 거친 전략·기술 융합형 인재다.

   


이번 조직 신설은 단순한 인력 재배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TF 형태가 아닌 정규 조직화를 통해 사업지원실 내부에서 M&A 기능을 공식 역할로 규정하면서 신사업 확대와 포트폴리오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에도 공격적인 투자·인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만을 인수한 이후 오디오 전문기업 사운드 유나이티드(약 5000억 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2조4000억 원대) 등을 잇달아 품으며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특히 하만은 연간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해 삼성의 전략적 M&A 효과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지원TF 내부에서 담당하던 M&A 기능을 독립된 팀으로 격상했다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 책임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삼성이 신사업 확보와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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