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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을 이스타항공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이상직 의원 일가의 행동에 인수자로 나섰던 제주항공은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매각 주체가 이스타홀딩스에서 이스타항공으로 바뀌는 등 계약상 중대한 변화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 M&A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근 정치권과 정부가 나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고자 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데, 매우 부적절한 행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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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로고./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김현정 민주당 부대변인은 노조 측에 "이스타항공으로부터는 110억원만 받으라"고 했고, 체불임금 절반을 넘는 140억원에 대해서는 "(이스타항공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기하고 제주항공을 압박하는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사자인 이 의원 일가조차도 입을 꾹 닫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 김 부대변인이 대리인 내지는 하수인을 자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 부대변인의 요청대로 일이 진행됐다면 3000만원으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한 이 의원 일가는 수천배 이득을 보고 대량 실직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선의로 (언급)했다"고 해명했지만 거대 여당의 부대변인 직함을 달고 있는 당직자가 그저 '좋은 뜻'으로 체불 임금을 포기하라고 말했다고 믿을 사람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배경을 의심케 한다.
민주당과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정의당도 오죽하면 "왜 (민주노총 출신인) 김 부대변인이 근로자들이 아닌 이스타항공 사태의 주범인 이 의원 일가의 편을 드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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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 뿐만이 아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이 의원과 연달아 회동하며 항공사 M&A과 관련한 면담시간을 가졌다. 김 장관은 "진행 중인 M&A는 항공산업 발전과 고용 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성사될 수 있게 적극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는 코로나 사태로 지연되고 있는 업계 M&A를 촉진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시장은 이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M&A 과정에서 상호 신뢰 관계를 훼손했고, 제반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종결할 경우 안정적인 경영을 기할 수 없다"며 인사·재무·계약 등의 문제를 들어 사실상 인수 포기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다시 말해 무리하게 이스타항공 M&A를 진행할 경우 공도동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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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
만에 하나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인해 파산하게 될 경우 김 장관이 책임질 수 있나. 그저 M&A 완료가 능사라고만 여기는 김 장관은 시장에 귀를 기울이는지 의문이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의 자유 의사에 따라 거래가 성사되는 법이다. 특정 기업 간 M&A에 제3자인 정치권과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특혜시비와 정경유착을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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